<변길섭님 복기글입니다>
제주도에 사는 관계로 가장 발빠르게 복기를 올린다.^^ 좋은 경기장과 지도 그리고 재밌는 코스에서 아주 기초적인 실수를 해서 부끄럽지만 그래도 반성하는 의미에서 복기를 올린다.ㅠㅠ
나름 체력을 키워보겠다고 2주 동안 지후네 초등학교에서 달리기를 하였건만 역시 체력은 쉽게 늘지 않는 것 같다. 매 레그마다 갈팡질팡 만드는 마을길 코스는 아주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레임이라고 해야할까? 그만큼 루트 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되었고 골목길을 요리조리 돌아다니는 재미를 느꼈다. 나의 구간별 기록을 보면 알겠지만 초반에 열심히 달리다가 마을의 뒷부분에서는 속도가 떨어졌다. 그래도 마을을 벗어나는 10번까지는 2위로 달렸다는 사실에 잠시 위안을 갖는다. ㅠㅠ
11->12. 체력저하로 인한 집중력 결여. 이것이 나의 가장 큰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12번 디스크립션이 다리인 것은 봤지만 다리 아래인 것은 그 다음 다리까지 가서야 알았다. 그 다음 다리까지 간 이유는... 당연히... 여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흔들렸기 때문이다. ㅠㅠ
15->16. 15번을 찾은 후 16번까지 좀 더 짧은 길을 찾으려고 봤더니 물길이 보였다. 좀 긁히더라도 뚫고 가서 물길을 만나 타고 올라가면 좀 더 짧을 것 같아서 북동진을 시도했다가 여기저기 도깨비풀이며 가시덤불에 다섯 걸음도 못 가서 되돌아 나오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이 무모한 도전도 용기라고 생각해야하나...ㅠㅠ 암튼 지체된 시간만큼 몸도 지쳐가기 시작했다. 결국 길을 따라 돌아 올라가는데 더이상 달릴 수가 없어 걸어서 갔다.
16->17. 마음은 정말 달리고 싶었으나 한걸음도 달릴 수가 없었다. 계속 걷다가 봉우리로 가는 삼거리에서 왼쪽과 오른쪽을 놓고 고민하다가 이미 못 뛰는 체력이니 짧은 쪽으로 걸어가자고 맘 먹고 봉우리로 올라갔다. 정상을 지나 내리막길을 만나니 나도 모르게 저절로 뛰게 되었다. 내리막이었으니까... 그러다가 17번을 휙 지나 공터를 만났다. 아뿔싸... 지나쳤다... 되돌아가서 펀칭. 나의 체력을 고려했을 때 등행이 낮은 쪽인 오른쪽이 더 유리했을 것 같았다.
17->18. 이번엔 봉우리가 아닌 왼쪽 길을 택해 돌아서 갔다. 한결 수월했다. 역시 체력이 안되는 나에겐 등행이 높은 곳은 피해야 하는게 맞다는 생각을 했다.
18->19~21. 문제의 19, 20, 21. 19번으로 가기 위해 말똥이 즐비한 언덕에 들어섰는데 저 아래 선수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이 보였다. 누굴까? 쳐다보며 내리막을 내려서다가 순간 현재 위치를 잃어버렸다...ㅠㅠ 완전 결정적 실수를... 엘리트 초보...ㅠㅠ 그러다가 가까스로 위치를 찾았고 19번을 펀칭하러 가는데... 악!!! 나 보다 8분이나 후에 출발한 홍건희 선수가 먼저 펀칭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절망의 늪에 빠져버렸다... 아무리 못 뛰어도 그렇지 8분씩이나!!! 그러나 현실이었다...ㅠㅠ 멘붕된 상태에서 지도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홍건희 선수와 두리번거리며 찾아다니다가 21번에서는 급기야 4분 후에 출발한 박종현 선수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으악... 망했다...ㅠㅠ
이미 무너진 정신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 망연자실 앞 선수들을 바라보며 좇아가기에 바빴다. 결국 이렇게 오늘도 무너지는구나...ㅠㅠ
오늘의 반성 1.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 또한 스피드를 올리는 훈련을 해야 한다.
오늘의 반성 2. 경기 중에 나를 추월하는 선수를 만나도 당황하지 말고 끝까지 침착하게 경기에 임해야 한다.
다음 대구대회에서는 실수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근데 왜 잠이 안오지? ㅠㅠ
출처 :차즈마 원문보기▶ 글쓴이 : 최현주(푸른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