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참가했다. 열심히 뛰다 걷다 했는데 꼴찌를 했다. 그래서 다시 복기를 한다.
s->1. 10,000:1 지도를 오랜만에 접했더니 거리감이 없었다. 지도상의 삼거리에 도착했으나 컨트롤이 없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계속 직진했더니 물줄기와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1번 컨트롤이 있었다. 순간 내가 지도를 잘못봤나 생각하면서도 2번을 향해 서둘러 발길을 옮겼다.
1->2. 길이 꺾이는 지점에서 등고선타기를 시도했다. 경사가 심해서 속도를 높이지 못했으나 그럭저럭 잘 찾아갔다.
2->3. 초반부터 무릎을 짚어가며 길을 찾아 올라섰고 길을 따라 이동하면서 쉽게 찾았다. 4번도.
4->5. 또 다시 등고선타기. 길을 만난 후 주변을 천천히 살피면서 5번을 찾았다. 6번을 향해 길로 나갔다가 또 꺾이는 지점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방향을 다시 재고 직진하여 6번도 찾았다. 7번을 향해 거의 직선으로 내려온 다음, 다시 올라가는데 무릎을 짚지 않을 수 없었다..ㅜㅜ 7번을 찾기위해 길에서 다시 등고선타기를 시도했다. 그런데 꺾이는 길에서 들어간 것으로 여기고 진행했으나 약 10m 정도 아래에 도착했었다. 어리버리 주변을 찾다가 7번을 찾았다. 그리고 8번은 이미 7번에서 출구를 잘못 찾아서 나온터라 많이 비껴갔다. 안부 위치에서 방향을 잡고 들어가려 했었으나 이미 지나쳐서 대략 방향만 잡고 직진하여 찾았다.
문제의 9번. 여기서 기분상 30분(실제 16분 정도) 정도 헤맸다. 8번에서 골짜기를 지나 바위에서 등고선타기를 했다. 능선상의 들어가는 골짜기 모양의 지형까지 확인하였고 계속 수평 이동하였다. 분명 시야에 들어와야 하는데 안보였다. 애꿎은 골짜기까지 가서 아무 잘못없는 바위 뒤를 샅샅이 찾다가 그렇게 몇 번을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골짜기 바위를 확인하고 방향재고 갔더니 나무에 가려 잘 안보이게 숨겨둔 9번을 찾았다. 지형 특성상 바위라고 하기엔 좀 작은 녀석 옆에 있었다...;;
9번에서 맨붕 이후 경기운영이 좋지 않았다. 마음은 급해졌고, 생각보다 발이 먼저 나갔다. 발길이 멈춘 곳에서 지도와 매칭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10번은 직선으로 깊은 골을 지나려고 했으나 몸은 어느새 등고선타기를 하고 있었다. 11번은 등고선타기를 하면서 어디까지 가야 나오는건지 감이 안잡힐 정도로 계속 걷기만 했다. 방향과 거리감각이 모두 사라져버렸다.
12번으로 가는데 큰길까지 직선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이미 망가진 컨디션을 고려해서 길따라 이동했다. 그런데 12번은 지난 1번이 있던 자리였는데, 내가 기억한 위치에 컨트롤이 없었다. 되돌아서 삼거리에 가니까 거기 딱 하니 있었다. 옮겨진 것이다...ㅎㅎㅎ
그래도 끝까지 하자는 마음으로 13번을 향해 거의 기어서 올라갔다. 마지막에 좀 만회해보고자 14번을 향해 내려가다가 길의 꺽이는 지점이라고 생각된 위치에서 방향잡고 확~ 꺾었더니 도착점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헉... 방향 완전 잘못 잡았네...ㅠㅠ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어서 주변을 또 샅샅이 찾아다녔다. 찔리고 긁히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찾았고, 15번도 예상보다 많이 치우쳐서 두리번 거렸다. 도착으로 가기 위해 분명 방향을 잡고 빠져나오려고 했는데 우측으로 많이 치우쳐버렸다. 큰길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여기가 어딘지 감이 오지 않아 또 두리번 거렸다. ㅎㅎㅎ
그렇게 아주 오랜만에 만신창이가 되어서 돌아왔다. DISQ 말고 처음으로 꼴찌를 했다. 역시 뭐든지 꾸준히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오리엔티어링은 방향과 거리를 바탕으로 특징물을 찾는 거다. 다시한번 즐기는 오리엔티어로서 나 스스로 만족하는 경기를 할 때까지 다시 도전한다!!!